예전에 아내가 신장결석으로 배를 움켜쥐고 쓰러진 적이 있었다.
나는 아내를 업고 여의도의 한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응급실에 누워 진통제를 맞고 잠이 든 그녀의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처음으로 ‘아, 저 여자가 내 아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 때문인지 괜히 가슴이 아려왔다.
내가 곁에 있기 때문에 아내가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었으면 했다.
그래야 나도 어엿한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몸이 아프면 누가 나를 간호하겠는가.
두 아들은 바쁘다는 핑계를 댈 것이고,
늙으신 어머니가 나를 간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버지가 아프셨을 때 어머니가 늘 병상을 지킨 것처럼 내가 아플 때 아내가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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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작년에 20여일
올해 한 달 정도 입원한 적이 있다.
수술실 앞에서 아내의 손을 놓아주어야 할 때
가슴이 메어지는 아픔을 경험했고
아내가 고통에 밤새 뒤척일 때
차라리 내가 그 고통을 대신 받았으면 했다.
아내의 회복이 늦어질 때
아내는 자신의 빈 자리를 걱정했고
아이들을 걱정하고
나를 걱정했다.
아내는 자신보다 늘 아이들과 내가 우선이었다.
아주 작고 가냘픈 여인이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 사람을 지켜주고 싶었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평소 건강할 때는
소중함도
모르고
그 있음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자리가 비면
얼마나 그 자리가 큰 지 알게 된다.
사랑하라.
아내는 그대의 활기찬 삶의 근거이자
아이들의 든든한 보금자리이자
가족의 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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