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본인상本人喪 부고訃告를
문자 메시지로 받고
보낸이는 전혀 모르는 사람.
아마도 가족이겠지...
스팸이나 보이스피싱으로 생각하고 지웠다가 지인으로부터 본인상本人喪이 맞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살아남은 사람과
남겨진 사람
그리고 떠난 사람
각자의 슬픔의 무게는 다를 것
어떤 삶을 살것인가는
각자의 몫
중요한 것은
지금 살아있다는 것
그 삶을 어떻게 사느냐는
오롯이 자신의 몫으로 남는다.
문제는 자신의 삶을
정리 할 시간도 없이 갑자기 떠나면
그처럼 황망한 일도 없을것이다.
그렇게 떠나버린 뒤에는
그 사람의 인생도
그 사람이 살아온 흔적痕跡도
사라져버린다.
심지어는
그 사람이 살아오면서 쌓아온 관계關係마저도 사라져버린다.
살아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을 기억하며
그 사람과의 여러 에피소드를 추억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게되고
남겨진 사람은
떠나버린 사람의 부재不在를 부정하다가
결국에는 받아들이며
슬픔을 가슴속에 품고 살지만
떠난 사람은
말이 없다.
정덕현의 책,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에 이런 구절이 있다.
'누군가의 죽음은 우리를 겸손하게 하고 조심하게 하며 정중한 마음을 갖게 한다.
그런 일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여기며 살다가도, 가끔 그렇게 죽음을 마주함으로써 우리는 '삼가'하게 된다.
그러면 쉴새없이 떠들며 살아오던 우리는
남겨진 고인의 가족 앞에서 뭐라 심심한 위로의 말 한마디를 꺼내놓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진다. 그래서 말 대신 침묵으로 상대의 눈을 바라보곤 하는데, 때론 침묵이 더 많은 말들을 해준다는 걸 알게된다.'
카카오톡 친구에 여전히 남아있는 '그 사람'은 살아 있는 것인가?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고정희-
"오 모든 사라지는 것들 뒤에 남아 있는
둥근 여백이여 뒤안길이여
모든 부재 뒤에 떠오르는 존재여
여백이란 쓸쓸함이구나
쓸쓸함 또한 여백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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