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생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한다는 것

by 一切維心造 2010. 1. 24.

 

 

 

떠날 때를 안다는 것

 

지난 연말에 명예퇴직이 있었다.

53세 이상이 대상이니 우리나이로 54세에서 56세정도 되는 선배들이 주로 대상이 되었다.

이제 나도 근무한 시간보다 근무할 시간이 점점 적어지는 시기다.

선배들은 대개 준비 없이 갑자기 떠난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준비 없이 갑자기 떠나야 하는 것에 당황해 하고

그런 상황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에 분노하다가

체념하면서 받아들이게 된다.

사실 54세는 정말 현역에서 은퇴하기는 빠르다.

그럼에도 그 나이가 되면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사실은

첫째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의미를 하나 잃어버린 것이고

둘째 그때부터 자신답게 살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전적으로 그 동안 준비를 잘해왔느냐 아니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대개 사람 노릇 못하게 되는 것이 경제적 이유 때문인 것을 알게 된다.

위축되고 자꾸 물러서게 되고 그러다 보면 원하든 원치 않든 은둔하게 된다.

왜냐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물러나야 할 때

그나마 덜 서운하고

그나마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사람은

미리 준비한 사람이다.

요즘은 일하는 시간만큼의 시간을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2의 인생

혹은 인생2모작을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 황혼기를 의미 있게 보내느냐 아니냐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짧아 그저 인생의 전반기를 최선을 다해 보내면 짧은 인생의 餘生을 잘 보내고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평균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인생의 전반기도 잘 보내야 하지만

인생의 후반기를 얼마나 알차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인생의 전반기를 자신이 진정 해보고 싶은 것보다는

경제적인 것을 해결하기 위해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그 만큼의 인생 후반기에는

자신이 진정 해보고 싶은 것에 자신을 던져도 좋지 않을까?

그렇게 후반기를 보내면 정말 후회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이 진정 해보고 싶은 것을 잘 알지 못하다는 데 있다.

그저 살기 바쁘고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진정 자신이 무얼 원하는 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저 막연히

좀 쉬고 싶다.

어디 여행이나 떠나고 싶다.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나 지어야지.

아니 책을 써볼 까 등 등

자신이 진정 무얼 원하는 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거나 생각해보지 않았다.

 

언제 직장이라는 무대에서 물러나야 할 지 모르는 요즘

당당하고 부끄럽지 않게

물러날 수 있도록

내가 진정 무얼 원하고

무슨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했던가를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