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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서

기해년 첫날...

by 一切維心造 2019. 1. 1.







기해년 첫날


 

눈이 내린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비는 세상의 모든 때를 씻어가지만

눈은 덮어버린다.


비는 내린 뒤 세상의 어두움, 더러움, 마음의 아픔마저도 다 씻어가지만

눈은 그저 묵묵히 덮어버린다.

그래도 좋은 것은

조용히 내려 모든 것을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눈은 희망이다.

사람들은 눈 속에서 희망을 찾고

눈을 보며 즐거워한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다고

살기 어렵다고

이놈의 세상 어쩌다 이렇게 되었냐고

위정자를 탓하고

남을 탓하고

자기 손가락을 탓하고

그러다 체념諦念해버린다.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체념해버리는 것이다.


가장家長이라는 자리는

놓고 싶어도

놓지 못한다.

각자에게 주어진 사명이랄까.

숙명이랄까


예전에 소설가 김훈씨가 이런 글을 썼더군요..

사내의 삶은 쉽지 않다.

돈과 밥의 두려움을 마땅히 알라.

돈과 밥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지 말고 주접을 떨지 말라.

사내의 삶이란,

어처구니없게도 간단한 것이다.

어려운 말하지 않겠다.

쉬운 말을 어렵게 하는 자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 사내의 한 생애가 뭣인고 하니,

일언이폐지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알겠느냐?

이 말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그렇습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나이가 먹어갈수록

이제 제가 할 일이 더욱 분명해집디다.

대학 마칠 때까지 어떻게든 직장에 남아있어서 아이들 대학 학비를 빈틈없이 마련해야 하고

대학을 마치고 아이들이 각기 제 갈 길로 가게 되면

이제는 부부의 앞날을 걱정해야 합니다.

그때서야 하면 이미 늦고

지금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세상이

이제는 무섭게 다가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세상을 조금 더 안다는 것인데

그럴수록 만만하기 보다는 더 견고堅固한 벽이 딱허니 버티고 있는 듯합니다.


이전에는

무엇이든 자신이 있었고

헤쳐나갈 수 있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면서

자신감도 예전 같지 않고

처해있는 환경에서도 더 이상 실수失手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내 뒤에 많은 사람이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는 게 더 팍팍하고

메마르고

거칠은 것입니다.

늘 생존生存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삶이 팍팍하면

자신의 앞만 보게 됩니다.

주변을 볼 여유가 없습니다.

우선 자신이 살아남아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량한 자존심과 어줍지 않은 폼은 버리게 되고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은

오래된 삶의 경험이자

20여년 전 IMF

10여년전의 금융위기를 겪으며 확인한 학습學習효과입니다.


아무도 나를 살려주지 않습니다.

오로지 나 자신만이 나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두 눈 부릅뜨고 생존에 대한 강한 신념과

끈기, 노력, 그리고 팍팍한 인생살이의 윤활유인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시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

가족의 끝없는 신뢰가 바탕이겠지요


2019

모두 살아남으십시오.

어디가 되었건

반드시 살아남아서

힘들었던 시기

어떻게 헤쳐나왔는지 돌아보며 웃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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