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7기 교육생이 된 아들에게..
어제 머리를 깎고 짐짓 여유를 부리는 아들을 보며
26년 전 생각이 났다.
26년 전 똑같이 머리를 깎고
광주역에서 기차를 타고 입대를 하던 날
몹시 추운 날이었으며
괜히 눈물이 났다.
돌아서는 부모님께서도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오늘 아들을 교육대까지 데려다 주면서
우리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눈을 감고 있었다.
점심을 먹여 보내기 위해
식당을 갔으나
아들은 먹지 못했다.
아마 많이 부담이 되는 모양이다.
요즘 새로운 풍속인듯
부대 앞에 훈련 시 필요한 여러 가지 물건들을 파는
간이 좌판대가 있었고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전자시계와 군화깔창이었다.
왜 전자시계와 군화깔창이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샀고
나도 샀다.
물론 아들도 이미 사전에 정보를 얻었는지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연병장으로 입장한 후 간단한 행사 후
아들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입장하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1년 전 처음 아들을 서울로 보내며
참 많이 서운했고
착잡했다.
오늘은 한 번 단련이 되서 그런지
견딜만했다.
그러나 집에 돌아오니
텅 빈 아들 방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아들은 그렇게 1년을 떠나있다가
잠깐 우리 곁에 와서
다시 2년간 국가의 부름을 받고 떠났다.
아들!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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