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 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일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 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김중식 ‘이탈한 자가 문득’
이탈을 늘 꿈꾸지만
세상의 달콤함을 잊을 수 없네
이탈을 꿈꾸지만
일상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네
늘 바라는 일탈이지만
막상 ‘일상이라는’ 틀에서 벗어나려 하면
갈 데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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