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잘 알고 있는가?
‘사랑하고 존경한다’
위대한 부인이고
위대한 요리사이고
위대한 간호사이고
위대한 작가이고
구보타 시게코를 나는 사랑하고 존경한다…
구보타 시게코… 나의 사랑, 백남준 중에서
아내와 남편은 인간관계를 통틀어 가장 가까운 사이에 속한다.
그런데 그 관계가 ‘죽었다’는 말은 과연 무슨 뜻일까?
그것은 서로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지만
서로에 대해 더 이상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고,
상대방에 대해 알려는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다
가족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고,
그들은 내가 필요로 할 때 언제든 달려와 줄 것이며,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은 모두 알고 있다고,
다만 사느라 바빠서 지금 잠시 서로에게 소홀한 것일 뿐이라고…
나는 과연 남편에 대해,
아내에 대해
아들과 딸에 대해 100페이지를 넘어서 계속 쓸 말이 있을까?
그만큼 내가 그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지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다.
남편과 아이들은 나에 대해 어느 만큼의 페이지를 채울 수 있을까?
당신이 지금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그에 대해
채울 수 있는 페이지가 어느 만큼 되느냐고 말이다…
김혜남, 당신과 나 사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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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잘 알고 있는가?
내 아이들에 대해…
형제 자매에 대해…
내 자식이며
내 형제.자매이니
다 이해하겠지 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지?
정작 가까운 사람에게는 왜 그렇게 냉철冷徹했는지
왜 그렇게 사리분별事理分別이 명확했는지
왜 내가 다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100페이지는 커녕 한 페이지도 채우기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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