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산에는 진달래가 만발했습니다.
분홍색, 하얀색, 빨간색
형형색색의 자태를 자랑하며 피어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지금은 최고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최고의 시간을 누리기에는 너무 짧군요.
우리에게 보이는 최고의 모습 역시
짧기만 할 뿐입니다.
언제나 멋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자신을 꾸미며 살아야 하는 저를 보면서
아무것도 치장하지 않은 채로 살 때가 언제일까 생각해봅니다.
짧고도 짧은 시간
그 시간을 위해 많은 시간을 불태우면서 살아야 하고
정점에서 내려와야 할 때
그 동안의 시간과 땀이 아쉬워
내려오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그러나
제가 앉을 자리가 없음을 알고
박수와 환호는 이미 제 몫이 아닙니다.
사람은 내려올 때를 알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지 못할 경우
남는 것은 추한 모습밖에 없다 합니다.
가장 잘사는 것은 잘 죽는 것이라 합니다.
어쩌면 오늘 흘리는 땀도
잘 죽기 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찌되었건
오늘 본 진달래는 최고의 모습이었으며
저는 그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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