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생

아름답게 나이들기..

by 一切維心造 2007. 7. 10.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버릴 것을

저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한마디 한다고 나서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하지만

저도 결국엔 친구 몇 명은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끝없이 떠들지 않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모든 사람들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제가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내 팔, 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 호소하려 할 때에는 아예 입을 막아주소서.

내 몸이 겪는 고통은 해마다 심해지고

그것들에 대해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들어줄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주십사고 감히 청할 수는 없으나,

제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하소서.

나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제가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말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아멘.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들 삶의 스케치는 그림 없는 초안이다.  (0) 2007.07.13
나는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0) 2007.07.12
자신에게 지지 마라.  (0) 2007.07.08
살다보면...  (0) 2007.07.06
두개의 허물자루  (0) 2007.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