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1 내 물잔에 내가 물을 채우지 않는다면... 내 물잔에 내가 물을 채우지 않는다면... 여기 깨끗한 유리잔이 있다. 반쯤 물이 채워져있다. 이 물은 이미 누군가가 따라놓았다. 누군지 이름이 분명치는 않다. 무엇이라 불리든 인생의 반 정도를 채워놓은 것은 내가 아니다. 내가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이미 내 인생의 반을 좌우했다. 나는 이 잔에 물을 가득 채우는 것이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손으로 물을 채우고 어떤 사람은 또 다른 ‘무엇인가’가 그 잔을 채우는 것을 방관한다. 마치 자신의 인생이 아닌 것 처럼 나는 우리가 스스로의 손으로 이 잔의 나머지 반을 채워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것이 인생에 대한 즐거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 구본형,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중 – --------------------------.. 2021. 1.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