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을 살아보니
서로 죽고 못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없으면 허전하고 삶에서 뭔가 빠진 듯한
그런 시간은 계속됩니다.
아쉽게도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눈 감아주는 것들이
내 사람에게는
너무 엄격하고
두 눈을 부릅뜨니
다툼이 있고 갈등도 생겨납니다.
나이가 젊든
많든
남자는 늘 철이 없고
늘 손이 가는 사람
이것은 변함없는 사실...
그런 점에서
많이 부족한 아이를 보듬아준
사돈어른
늘 함께 해준 지혜로운 며느리
고맙고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 무슨 덕담을 해줘야하나
고민했어요.
지금 집사람하고 89년 11월에 결혼해서
35년 되었네요...
아이들이 자라면서 본 것들이 있잖아요.
저나 집사람도
부모역할父母役割을 처음 해 보았고
부부로서 여러 시행착오試行錯誤를 겪었고
지금도 간혹 다투기도 합니다만...
저는 아이들이 저와 집사람을 보고
좋았던 점은 배우고
아! 좀 안그랬으면 하는 것은
안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유안진 시인의 '콩꺼풀'이라는
시를 들려주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콩꺼풀 ... 유안진
콩꺼풀이여 벗겨지지 말지어다.
흰콩꺼풀이든 검정콩꺼풀이든 씻겨지지 말지어다.
색맹色盲이면 어때 맹맹盲盲이면 또 어때
한평생 오늘의 콩꺼풀이 덮인 고대로 살아갈지어다.
어떻게 살아도 한평생일진대
불광不狂이면 불급不及이라지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으니
이왕 미쳐서 잘못 본 이대로
변함없이 평생을 잘 못 볼지어다.
잘못 본 서로를 끝까지 잘 못 보며
서로에게 미쳐서狂
행복에도 미칠及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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