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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손님이 돌아간 만찬처럼 인생은 허무하다...

by 一切維心造 2018. 5. 16.






 


손님이 돌아간 만찬처럼 인생은 허무하다.


 

나는 가끔 인생은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쏟는다.

예쁜 그릇에 맵시 있게 얹어 아름다운 식탁보를 깐 식탁 위에 먹기 좋은 온도를 맞추어 차려놓는다.

촛불을 켜고 싱싱한 장미꽃 화병 하나를 놓아둘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식사를 한다.

술을 곁들이고 웃고 떠들며 식사를 끝내면, 수북한 설거지 그릇이 쌓이게 된다.

먹고 나면 뼈만 남은 생선처럼 허망한 것을 그렇게 공을 들여 하루 종일 장만한단 말인가?


삶은 그렇게 공을 들이고 잠시 즐기고 다시 깨끗하게 복원하여 내일을 맞이하는 것이다.

아무렇게나 먹고 살 수도 있지만, 정갈하고 아름답게 먹고 살 수도 있다.

먹고 나면 다 똥이 되는 것이지만 아름다운 식탁을 차리기 위해 정성을 쏟는다.


손님이 돌아간 만찬처럼 인생은 허무한 것이다.

그러나 잔치를 준비하는 것은 늘 마음 설레는 일이었다.


-        구본형,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중에서


 



먹고 나면 다 똥이 되는 것을

열심히 먹는다.

찾아가면서 먹는다.

어찌 보면 마치 똥을 만들기 위해 먹는 것 같다.

결국 만들어진 똥은

똥 이하도 똥 이상도 아닐 텐데.


무얼 그렇게 게걸스럽게 먹었을까?

먹고 나면

설거지를 해야 하고

설거지 하면 식탁은 원래처럼 텅 빈 상태가 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