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과 저것
내가 지니지 않은 사물을 바라보고
가리키며 ‘저것’이라고 한다.
내가 지니고 있는 것을 의식해 자세히 보고는
‘이것’이라고 한다.
‘이것’이라는 것은 이미 얻어서 내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내 손에 있는 것이
내 바람을 채우기에 부족하면
만족시켜줄 만한 것을 갈망하게 되고,
그것을 바라보고 가리키며 ‘저것’이라고 하게 된다.
이는 천하의 한결 같은 근심거리이다.
평생동안 미혹되어 오직 ‘저것’만을 바라보고
‘이것’을 누릴 줄 모른 지가 오래요…
오직 ‘저것’만을 선망하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 정약용의 지금여기서 중에서 –
내 손에 있는 것은 언제나 하챦고
내가 있는 곳은 언제나 마음에 들지 않고
내가 하는 일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일보다 덜 중요한 것 같고
내 마음은 언제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느라
스스로 절망하거나 의기소침해진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제대로 보고
내 일을 제대로 하며
내 마음을 다스린다면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