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좋아하는 사람...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

 

 

물그릇을 옮겨본 사람은 안다.

찰랑거리도록 물이 가득 담긴 그릇보다는 

물이 조금 덜 찬 그릇을 옮기기가 훨씬 쉽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처럼 뺀질뺀질한 사람은 다루기가 어렵다

다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가까이 오는 사람이 없다

풀 없는 정원이 없듯이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

완전을 바라는 완전주의자는 본인도 그렇겠지만 남까지 피곤하게 한다

외면이든 내면이든 빈 곳을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선뜻 다가가지지 않는다

생각하거나 바라볼 때에 미소가 떠오르는 사람은 반드시 빈틈이 있는 사람이다

누구나 그런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

약점이나 결점이나 허점 따위는 감추어야 할 부끄러운 부분이 아니다

여백이 좀 있어야 채울 수 있고 채워질 수 있다

그 빈자리는 사랑받게 할 뿐만 아니라 사랑할 수 있게 하는 고마운 공간이다

 

 

 

너는 가슴을 따라 살고 있는가           홍영철